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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서비스는 유난히 비싸다! 그럼 그 당시 어머니는 왜 미용 기술을 배웠을까. 당연히 미국의 이발비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선진국으로 공부하러 간 개발도상국 출신 유학생 입장에서는 미용이나 외식, 보육과 같은 서비스의 이용료가 다른 재화의 가격에 비해 특히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황금성동영상 생활비가 빠듯한 유학생이라면 이런 비싼 서비스들을 시장에서 구매하는 대신 최대한 집에서 해결하려 할 수밖에 없고, 조리나 보육을 이미 모두 ‘가내 생산’하고 있다면 그다음으로는 이·미용이 그나마 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그러면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왜 재화보다 서비스가 유독 비싸게 느껴질까 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
직장인주식투자 는 서로 다른 나라 사이에 가격 차이가 있다면 이게 왜 조정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우선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에 생산성 향상 속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은 경제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인데, 주어진 자본과 노동을 가지고 더 많은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성이 높아지면 제품 한 단위를 만
피엘에이 주식 드는 데 필요한 비용이 낮아지고, 이 과정에서 시장가격도 함께 낮아진다. 그런데 이 생산성 향상 속도는 제조업에서 빠르고 서비스업에서는 느린 것이 일반적이어서, 제조업 생산물의 상대가격이 서비스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최근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정보통신 기기의 생산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해왔는지 잠깐 생각해 보자.
주식종목시세 그런데 머리 깎는 기술이라는 것에는 100년, 2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별로 큰 혁신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30분 정도의 시간을 써서 미용사가 열심히 가위질을 하고, 머리를 감겨주고 말려주고. 앞으로는 로봇이 머리를 깎아주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들이 지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머리를 다듬고 다닐 거다.
여기서
차바이오앤 주식 잠깐. 제조업에서 생산성 향상 속도가 더 빠르다면, 제조업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대신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서비스 산업 근로자들에 비해 돈을 더 벌게 되는 쪽으로 바뀌지는 않을까? 생산성이 높아지면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제품이 더 많아지고, 제품 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제조업 근로자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학자 윌리엄 보몰(W. Baumol)의 주장이었다.
만약 제조업 근로자들의 임금이 서비스업에 비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근로자들이 제조업으로 앞다투어 이동할 것이다.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는 장기적인 임금 추이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어서, 임금이 높은 산업에서는 노동공급이 늘어나고 임금이 낮은 산업에서는 노동공급이 줄어든다. 바꿔말하면 서비스업에서 직원을 고용하려면 제조업 근로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의 근로자 임금은 장기적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생산된 제품의 단위가격은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쪽에서 더 비싸진다.
#일물일가의 법칙, 그리고 환율 두 번째 의문점은 나라 사이에서 가격 차이가 어떻게 조정되느냐 하는 것이었다. 교역이 되는 상품의 경우에는 환율이 움직이면서 국가 간 가격 차이를 없애 주는데, 교역이 안 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가격 차이가 남아있게 된다는 것이 그 답이다. 보통 한 가지 상품은 어디에서든 대충 비슷한 가격에 팔리게 되어 있다. 지역별로 가격이 다르다면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서 팔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차익거래 혹은 재정거래(arbitrage)는 가격이 균등해질 때까지 계속 일어난다.
국가 간에 화폐단위가 다르면 환율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똑같다. 비슷한 물건이 한쪽 나라에서 유난히 싸게 팔리면, 이것을 그 나라에서 싸게 사서 다른 나라에 비싸게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면 물가가 낮은 나라의 화폐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환율이 변하게 되고, 이 작용이 양국 간의 전반적 물가 수준이 비슷하게 느껴질 때까지 계속된다. 내가 한국에서 특정 스마트폰을 50만원에 살 수 있다면, 그 50만원을 달러로 바꿔서 미국에 들고 가면 거기서 똑같은 스마트폰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원리를 ‘1물1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교역재와 비교역재…PPP 환율이란 그런데 이런 차익거래는 바다 건너 들고 가서 팔 수 있는 물건이어야 실현이 가능하다. 교역이 안 되는 서비스나 쉽게 상하는 신선식품 등의 가격은 국가 간에 비슷해지기 어렵다. 세상에서 머리 제일 잘 깎는 스타일리스트가 이탈리아 어딘가에 있다고 해도, 그 서비스를 한국으로 수입해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래도 머리는 동네 이발소나 미용실에서 깎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 보면, 경제가 발전할수록 서비스 가격이 제조업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것이 보통인데, 환율은 교역이 되는 상품 가격만 나라 사이에 비슷하도록 맞춰주기 때문에, 유학생들에게는 선진국 서비스가 유난히 비싸게 느껴진다는 결론이 된다.
이렇게 교역이 불가능한 재화, 즉 비교역재가 존재하는 것을 감안해서 경제학자들은 시장환율과 별도로 ‘구매력평가(PPP) 환율’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들어냈다. 어떤 화폐가 교역재를 얼마나 살 수 있는가 하는 구매력은 시장환율로 평가했을 때 다른 화폐와 대충 비슷해지게 되어 있는데, 비교역재까지 고려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걸 생각해 본 거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은 선진국보다 서비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선진국 돈을 개도국 돈으로 시장환율에 따라 바꿔 개도국에 오면 더 많은 비교역재를 살 수 있게 된다. 즉 시장환율로 볼 때는 같은 금액이라도, 선진국보다는 개도국 화폐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더 크다.
요즘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를 이야기할 때 시장환율과 PPP 환율 등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사용한다. 2024년 한국의 1인당 GDP는 시장환율로 평가할 때 3만6000달러가 좀 넘는데, PPP 환율로 평가하면 6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1인당 GDP 4900만원을 외환시장에 가져가 달러로 바꾸면 3만6000달러가 되지만, 이 4900만원을 가지고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는 미국 사람이 6만 달러를 들고 미국에서 살 수 있는 것과 맞먹는다는 얘기다.
PPP 환율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대표적 상품과 서비스를 묶어놓은 꾸러미, 소위 ‘바스켓’을 이용해 산출한다. 그런데 이보다 조금 더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다양한 생산요소가 포함된 한 가지 상품을 가지고 PPP 환율과 유사한 지표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만드는 빅맥 지수가 대표적이고, 요즘은 스타벅스 라떼 지수, 아이폰 지수 등 다양한 지수들이 발표되고 있다. 빅맥 햄버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은 상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여기에는 나라마다 다른 부동산 가격이나 인건비처럼 교역이 안 되는 생산요소 가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1물1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2025년 7월 빅맥지수 기준으로 한국 원화는 미국 달러보다 33.7% 저평가되어 있다고 나온다. 한국에서 빅맥 1개를 살 수 있는 돈을 달러로 바꿔 미국에 가면 빅맥을 0.66개밖에 못 산다는 얘기다. 지금도 미국 어딘가에서는 한국 유학생이나 그 배우자가 미용 기술을 열심히 배우고 있지 않을까.
이태환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대와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하고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한국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연구했다. 주변의 사회문화 현상을 경제학으로 해석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SERICEO에서 5년 간 ‘세상만사 경제학’ 강의를 맡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