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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전문가용으로 허가된 인플루엔자(독감) 진단 키트를 ‘자가 진단용’으로 속여 파는 유통업체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쿠팡, 네이버 등 오픈마켓에도 이런 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요청했다.
17일 식약처와 유통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식약처는 최근 네이버·쿠팡 등 주요 오픈마켓 운영사에 두차례 공문을 보내 ‘독감 진단 키트가 자가 진단용으로 표기되어 유통되지 않도록 조처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유통 중인 44종의 독감 진단 키트는 체외진단의료기기법상 모두 ‘전문가용’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환자 스스로가 아닌 의사 등 의료인이 검체를 채취해 질병 진단에 사용하라는 취지다.
정
충청북도 부 공문에 따라 쿠팡 등은 ‘자가 진단 키트’로 표기된 독감 진단 키트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한 상태다. 식약처는 이런 상품이 아직 검색되는 일부 오픈마켓에도 추가로 조처를 요청하고 있다.
독감 진단 키트를 온라인에서 사고 파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의약품과 달리 진단 키트 같은 의료기기는 온라인
은행가계대출금리 유통이 가능하다. 반면, 전문가용으로 허가된 의료기기를 자가 진단용인 것처럼 팔면 위법일 수 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은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거나, 신고한 사항과 다른 의료기기의 명칭·제조방법·성능·효능·효과’의 광고를 금지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가 진단용으로 판매되는 독감 진단 키트가 노출되는지 매일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
무지개론 관련 법령 위반이 반복되면 행정처분 등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코로나19 진단 키트처럼 독감 키트도 자가 진단용으로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가 진단으로 오진 등이 늘어 환자들의 건강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진단 키트는 정확성
M&A 이 비교적 떨어지는 검사법이다. 인플루엔자 환자임에도 (자가 진단 결과만 보고) 병원에 내원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지 않아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도 “진단 검사는 채취 숙달도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다 임상적 판단도 중요하다”며 “검사가 잘못돼 음성이 나와 병원을 안가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
수준별 했다.
전문의들은 또 현재 독감 유행 규모가 코로나19 키트와 같은 ‘예외 조처’를 도입할 만큼 크지 않다고 진단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둘째주(5∼11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는 86.1명으로 전주(99.8명)보다 13.7% 줄었다. 이재갑 교수는 “일 최대 60만여명의 확진자가 나오던 코로나19 팬데믹 땐 당국이 병원에 우선적으로 보낼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자가 진단 키트를 허용했다”며 “지금은 병원이 독감 환자로 진료를 못볼 상황이 아니다. 독감 유행세도 최근 꺾였다”고 짚었다. 식약처 관계자도 “코로나19 때는 확진자 자가 격리 등이 필요해 아주 예외적으로 자가 진단을 허용했다”며 “모든 진단 의료기기는 (환자 안전 등을 고려해) 전문가용으로 허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