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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맞짱뜨는 왜가리 짤 800
왜가리는 아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아메리카·유럽 등 지구촌 곳곳에서 완벽히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몇 안 되는 새 종류 중
신양 주식 하나거든요. 전 세계에는 20여 종의 왜가리가 있습니다. 한집안 사촌뻘인 백로·해오라기를 빼고 헤아린 것입니다. 그악스러울 정도의 왕성한 먹성과 뛰어난 사냥 솜씨로 터잡은 곳마다 최강의 포식자로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우선 아프리카를 주름잡고 있는 왜가리의 카리스마 뿜뿜 넘치는 장면부터 보실까요?
실시간양음선생방송 남부 아프리카 야생 사파리의 일상을 전하는 사이트 레이티스트 사이팅스 페이스북 계정에 최근 올라온 동영상이 눈길을 끕니다. 영락없는 왜가리의 생김새를 하고, 붉은색과 검은색의 깃털을 한 오른쪽의 새는 이름부터가 무시무시한 골리앗왜가리입
릴게임알라딘 니다. 대적하고 있는 오른쪽의 맹금류는 생김새가 미국의 국조 흰머리수리와 정말 빼닮았지만 별개의 종인 아프리카물고기잡이수리입니다. 맹금류와 섭금류의 대결이니만큼 맹금류인 물고기잡이수리가 압도적으로 몰아붙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삼키는 왜가
메디프론 주식 리./Frank Miles. United States Fish and Wildlife Service
기다란 다리 덕에 자세부터 압도하는 골리앗왜가리의 드센 몸짓에 물고기잡이수리는 기가 질렸는지 좀처럼 대거리를 하지 못하고 풀죽다시피 한 모습입니다. 이 순간의 몇 초만으로도 누가 승자인지 짐작할 수
비츠로시스 주식 있을 법합니다. 세력권에서 독수리를 몰아낸 왜가리는 언제나 그렇듯 육중한 발로 물가를 쿵쿵 내딛으며 기회를 엿보다 S자형으로 구부린 목을 전광석화처럼 내뿜을 것입니다. 그 부리 끝에는 개구리나 물고기, 혹은 뱀이 매달려서 최후의 몸부림을 치고 있겠죠. 부리에 물린 상태면 차라리 조금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왜가리의 먹잇감으로 잡힌 뱀이 부리에 물린 채 입을 벌리며 저항하고 있다./Gary Davenport/Friends of Ridgefield Refuge. United States Fish and Wildlife Service
어쩌면 부리에 몸이 완전히 꿰뚫린 채로 피를 철철 흘리며 물 밖으로 끌려나왔을 수도 있어요.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 부리를 벗어나려고 최후의 발버둥을 치겠지만, 살의와 탐욕으로 가득 차 앙다문 부리는 결코 가엾은 사냥감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입니다. 몇 번 부리에서 드잡이하는 과정에서 몸부림은 더해질 것이고, 그러면 그럴수록 왜가리의 목구멍이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타이밍이 오면 왜가리는 가차 없이 곧바로 꿀꺽 삼키며 뱃속으로 탈탈 털어넣을 것입니다. 탄력성 넘치는 목덜미의 떨리는 파동이 먹히는 사냥감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몸짓이 되고 말겠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만국 공통의 의식처럼 되어버린 왜가리의 사냥의식입니다.
왜가리가 쥐사냥에 성공해 부리로 물고 있다./U.S. Air Force photo/Linda Welz
오랫동안 새들의 제왕은 수리·매류와 부엉이·올빼미류가 양분하고 있는 맹금류로 인식돼 왔어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를 앞세우고 이미 태곳적부터 살아있는 짐승을 사냥해서 뜯어먹거나, 이미 혼이 빠져나간 사체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된 족속이죠. 하지만 그 통념은 빠르게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TV 자연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록 발톱이나 부리가 날카롭게 벼려져 있지 않을지언정 무시무시한 사냥 기술과 식욕으로 무장한 섭금류의 사냥꾼으로서의 면모가 결코 맹금류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알려지고 있거든요.
왜가리의 머리를 클로즈업한 장면. 구부린 목은 최고의 살상병기이다./National Park Service
섭금류 무리 중 선봉에 선 사냥꾼 그룹이 바로 왜가리·백로·해오라기로 구성된 문파예요. 지금도 마천루가 병풍처럼 둘러친 청계천 최상류에서 피라미를 낚아서 목구멍으로 탈탈 털어 넣고 있을 무리들이죠. 그중 최강자는 단연 왜가리입니다. 왜가리는 그냥 성질머리가 드세서 사냥꾼으로 등극한 게 아닙니다. 미국의 최대 조류 연구·탐조 단체인 오듀본협회는 얼마 전 ‘당신이 왜가리의 목에 대해 알고 싶은 것보다 많은 것들(More Than You Ever Wanted to Know About Heron Necks)’이라는 질의응답 형식 기사를 올려서 왜가리의 신체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했어요.
개구리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Maine State
단번에 먹잇감을 잡아채거나 꿰뚫어버리는 부리의 파워가 왜가리의 최대 무기 같지만, 사실은 최대 무기는 따로 있습니다. 그 부리를 잽싸게 내다꽂을 수 있도록 파워와 스피드를 실어주는 ‘목’입니다. 어느 시인의 유명한 시의 한 구절을 빌리자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길)짐승’은 있을지언정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날짐승’은 없을 겁니다. 주변 환경에 맞춰 신체 구조를 업그레이드·업데이트하다 보니 목이 길어진 것이거든요. 기러기·오리류의 대표 선수인 고니, 학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두루미와 황새,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왜가리류가 대표적인 ‘목이 긴 새’입니다.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National Park Service
왜가리가 다른 ‘목이 긴 새’와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것은 바로 두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훨훨 날아갈 때입니다. 목을 일직선상으로, 혹은 아주 조금 사선으로 구부린 형태로 날아가는 새들과 달리 왜가리(백로 포함)는 한눈에도 확연하게 S자로 확 구부린 채 비행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날개와 목을 활짝 편 십자대형으로 훨훨 날아가는 다른 새들과 달리 왜가리의 비행은 구부린 목과 머리의 무게에 짓눌린 듯 뭐가 허덕이며 퍼덕퍼덕 날아가는 느낌이 확연하죠. 그만큼 왜가리 신체에서 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성적으로도 정량적으로 높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왜가리가 부리로 물고기를 꿰어 사냥하고 있다./Natioanal Park Service
왜가리에게 목은 단순한 신체 구조 기관이 아닌 살상 병기입니다. 부리로 먹잇감을 잡아채거나 꿰뚫는 파워의 근원은 구부렸다 단박에 뻗는 스피드입니다. 두 날개를 활짝 펴서 그늘을 지게 해 물고기를 그러모으거나, 혹은 두 발로 저벅저벅 다니며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때로는 쥐 죽은 듯 한참 동안 가만히 있는 동작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희석시켜요. 그렇게 해서 먹잇감을 포착하면 S자형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목을 잽싸게 목표물을 향해 내리꽂습니다.
둥지에 핝은 한쌍의 왜가리의 목이 하트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National Park Service
움츠러들었던 ‘1보 후퇴’가 앞으로 쭉 뻗는 ‘2보 전진’의 힘의 근원이 되어줍니다. 이런 왜가리 특유의 샤낭 스킬을 ‘넥 어택(neck attack·목 공격)’이라고도 하고, ‘데스블로(death blow·죽음의 일격)’라고도 합니다. 먹잇감을 입으로 문 뒤 몸뚱이를 뱅뱅 돌려 가공할 만한 회전력을 일으켜 분해해버리는 악어 특유의 공격인 ‘데스롤(death roll·죽음의 회전)’에 필적하는 필살기입니다. 청계천 등 우리나라의 하천에서 적용되는 데스블로의 범위는 기껏해야 피라미·붕어 혹은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히 한입거리가 되는 새끼 오리 정도일 거예요.
둥지 재료 나뭇가지를 입에 문 왜가리가 특유의 목을 구부린 비행자세로 날고 있다./National Park Service
하지만, 전 세계에서 죽음의 일격으로 왜가리의 식단에 오르는 가련한 짐승들의 범위는 상상 이상으로 많습니다. 뭍에서는 땅굴 속에 부리를 처박는 방법의 데스블로로 들쥐 같은 설치류를 잡아냅니다. 물가로 모처럼 몸단장을 하고 갈증을 축이러 나온 작은 산새들도 귀신같이 잡아내죠. 앞니와 수염을 훤히 드러내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쥐, 깃털이 죄다 뽑혀나갈 듯 처절하게 날갯짓하는 작은 새들의 저항은 안쓰러움을 자아냅니다.
나무위에 집단으로 지은 왜가리의 둥지./National Park Service
이 가녀린 작은 것들의 슬프고 부질없는 몸부림과 선명하고 퀭한 눈동자를 희번덕이는 왜가리의 무표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뚜렷한 선악 구도를 만들어내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야생은 비정합니다. 선과 악 대신 그저 강과 약이 있을 따름이죠. 배려심과 이성이 작동하지 않는 야생에선 힘없는게 죄인입니다. 그렇게 오늘도 강자가 약자를 취하는 약육강식의 바퀴는 우직하게 돌아갑니다. 그 광경을 가장 가깝고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청계천 최상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메바부터 침팬지까지, 사람 빼고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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